만물이 새 생명의 기운을 머금고 기지개를 펴고 있을 때쯤이면 동해안 양양 남대천을 비롯한 크고 작은 하천에는 연어 자원증강과 보존을 위하여 대대적으로 연어 새끼가 방류되어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키기 위해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하며 먼 바다를 향해 떠나기 위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렇게 자원증강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수년전부터 우리의 생활이 여유로워짐에 따라 양식과 관상용으로 외국에서 육식성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을 무분별하게 도입하여, 지금은 이러한 종들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재래종을 점점 잠식해 나가고 있으며, 생태적으로 골칫거리가 되었고, 잘못된 이식과 방류로 인해 재래종과 이식종의 교잡에 의해 재래종이 사라질 위기에 있는 종도 있다.
그 중에 한 종인 산천어는 연어과 연어속에 속하는 냉수성 어류로서, 바다로 내려가는 것은 시마연어라고 하며 방언으로는 바다송어, 참송어라고 불린다. 하천에서 태어난 치어는 1년간 하천에서 살다가 다음해 4~5월경에 몸 색깔이 은빛으로 변하는 smolt가 되어 바다로 내려가 다음해 봄부터 가을까지 산란을 위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온다. 대부분이 3년생이며, 드물게는 4년생도 있지만 거의 3년만에 일생을 마는데, 바다에서 강으로 산란기에 오르는 시마연어와 산간계곡에 서식하는 산천어는 동일종이다.
이렇게 재밌고 신기한 생태를 가진 산천어가 지금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동해안에만 서식해야 할 산천어가 영서 지역에 방류되어 축제에 이용되고 있고 일본 혼슈로부터 산천어가 아닌 아마고라는 종류가 이식되고, 일본 닛코 지방에서 개량된 우리나라 산천어 보다 큰 산천어가 이식되어 양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고는 산천어와 유사하나 몸에 붉은 반점이 산재한다.
우리나라 재래 산천어는 어미가 되어도 크기가 20센티미터 이하이다. 그런데 지금 축제나 양식종으로 사육되고 산천어는 크기가 30센티미터 이상으로 대형어이다. 양식종으로서는 당연히 큰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양식되고 있는 종을 구입하여 하천에 방류도 하고 지역의 특산종이 아닌데도 축제를 하고 있다.
지금 영동 일부 지역에도 이러한 방류가 자행되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우리 재래종이 아닌 이식된 산천어, 아마고를 방류하여 산천어 자원을 보호하고 증강한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보호가 아니라 황폐화 시키는 것이다. 과연 영동 지역 하천에 재래 산천어가 얼마나 서식하는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최근 우리나라 산천어의 유전자 조사결과를 보면, 토종은 강원도 고성군의 DMZ 지역의 오소동, 고진동 계곡등에만 서ㄱ식하고 동해안 하천과 전국에 방류되어 자연 재생산 되고 있는 산천어는 이미 일본 산천어의 유전자와 섞여 있다는 것이 판명 되었다.토종을 생산하여 동해안에 재 방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만 더 이상 무분별하고 서식지역을 무시한 방류는 행하지 않는 것이 우리 하천을 지키고 올바른 우리 재래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참된 길인 듯하다.
그러나 산천어의 자원을 보존하고 시마연어 자원을 증강하기 위하여 재래 산천어를 방류한다하더라도 문제는 있다. 가까운 일본도 시마연어 자원증강을 위해 1980년대부터 대대적으로 예산을 투자하여 방류사업을 하고 있으나 자원이 빠른 시간 내에 늘어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하천에서의 낚시로 인해 바다로 내려가기 전에 많은 개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계류낚시인 플라잉 낚시 동호인들이 많다. 낚시 동호인뿐만 아니라 휴가철에 영동지역 산간 계곡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대부분의 산천어가 남획 되고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우리의 소중한 어족자원을 지키겠는가!!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산천어를 살리는 일에 참여 해 보는 게 어떨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