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도해안 볼레길 암남공원 -반딧불이

강홍근 기자(point852@hanmail.net) 2011-08-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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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해안볼레길 스토리텔링 책 속 이야기 ⑥ 반딧불이가 사는 마을

  여러분, 학창시절 특히 졸업식장 같은 데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전기도 석유도 없던 옛날, 가난한 선비들이 촛불을 켤 형편이 되지 않아 여름에는 반딧불로 겨울엔 반사되는 눈(雪)빛으로 책을 읽어 학문을 이루고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곳이 그 반딧불을 꽁무니에 매달고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사는 숲입니다.
  신형원의 <개똥벌레>라는 노래도 잘 아시죠? “아무리 우겨 봐도 친구가 없네…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 든다.” 그 외로운 개똥벌레가 저 점잖은 반딧불이라면 느낌이 이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어릴 적의 한여름에는 들판 가득한 벼 포기 위로 수많은 반딧불이 날았다 떨어지며 마치 은하수의 별무리가 쏟아지듯 장관을 이루었지요.
  불과 십여 년전 만 해도 농약의 과도한 사용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반딧불이를 보기 힘들다는 이야기, 그 형설지공과 외톨이라는 두 얼굴의 곤충이 어쩌면 멸종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논과 도랑에서 밀려난 반딧불이가 깊은 산 속의 작은 개울가나 바닷가 숲속에서 간혹 발견되면서 반딧불이가 나타나는 곳은 오염이 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반딧불이는 노천명의 시 <노루>처럼 청정지역에만 사는 고귀한 생명체로 인식된 것이죠.
  이곳 암남공원도 오랫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여있던 덕분에 반딧불이가 살게 된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오늘 반딧불이가 사는 숲에 서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반딧불이가 사는 이 숲이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서구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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